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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Diary/Cinephile Life

2016년 2월을 반추하며.

by Eunbyeol_Eby 2018. 9. 30.

 리뷰를 한창 옮기는 와중이다. Letterboxd는 Diary 기능이 있어 영화를 본 시점을 기록해둔 날짜 순으로 정렬하여 영화 목록을 체크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데, 리뷰를 옮기다 보니 2016년 2월의 내가 눈에 들어왔다.

 2016년 2월의 나는 순수 영화 개수로만 12개를 보았다. 열두번이나 영화관에 관람료를 지불한 것이다. 방학답지 않은 방학을 보내는 대학원생이 대체 2월에 어떻게? 라는 생각을 아마 저절로 하게 만들 만한 기록이다.

 2016년 2월의 나를 이해하기 위해선 그 곳에서 1년 더 전으로 시간을 돌려보면 된다.

 2015년 2월의 나는, 당시 미국에 있으면서 아카데미 영화제를 보게 되었고 영화 한편도 본적 없는 영화제의 시상식은 형편없는 이해도를 바탕으로 볼 수 밖에 없었다. 그저 화려한 스타들 얼굴이나 겨우 보는 정도. 미국에서 보았던 영화 Selma 한 편만 겨우 알았을 뿐이었다. 그런 와중에 다음날 수업시간에는 영화제 이야기가 주제로 올라왔고, 몇마디 정도밖에 할 수 없어서 너무나 아쉬웠다.

 경험들이 밑바탕이 되어 2016년이 시작하기 전 영화를 취미로 만들어 봐야겠다고 다짐했던 내가, 2월에 폭발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또 2월의 아카데미 영화제였다. 당시 CGV에서는 아카데미를 전후로 수상작-노미네이트 작품들을 상영관에 올렸고, 영화제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던 나로서는 아주 절호의 기회였다. 하루에 두편 이상도 보아가며, 작품상 노미네이트는 대부분 보았다. (, 레버넌트, 마션, 매드맥스-분노의 도로, 브룩클린, 스파이브릿지, 빅쇼트, 스포트라이트 중 밑줄친 5편) 정말 좋은 영화들이었고, 즐겁게 보았다.

 그 때 실험도 바쁘게 진행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내가 이렇게 취미 생활을 열심히 했던 것을 비추어보면 당시의 나는 일과 취미 모두 열정적으로 임했던 시기였던 것 같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요즘은 모든 것에서 열정과 자신감을 잃어버린 시간을 지나고 있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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