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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13 내일의 Preliminary exam을 앞두고 나의 2022년 시작은 단연 내일 (14일)에 있을 Preliminary Exam일 것이다. 2021년 하반기 전체를 이 시험 하나를 보고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름 내내 Proposal Idea를 골랐고, 9월 중순에는 Proposal 초안을 완성해 교수에게 제출했다. 10월 동안 교수와 지지고 볶아서 프로포절을 고쳤고, 11월에는 커미티에게 연락해 시험 날짜와 시간을 잡았다. 일정이 결정되고나서부턴 PPT를 무지하게 뜯어고쳤고, 마지막 두어 주는 Script를 짜서 또 열심히 혼나가며 수정을 보았다. 그리고, 그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내일, 약 열몇시간 후에 시험을 앞두고 있다. 가을 학기 시작부터 난항이었다. Proposal Idea는 매우 어설픈 상태였고, 일단 초안부터 가져오라는 교수.. 2022. 1. 14.
20211021 생일 하루 전, 조금 더 나아진 삶 어제도 조금 더 나은 하루였고, 오늘도 조금 더 나은 하루였다. 그룹 미팅에서 리서치 발표를, 이렇게 혼나지 않고 한 적이 얼마만인지? 수 일간 노력했던 40장이 넘던 정돈되지 않은 슬라이드를 trim 해서 고작 열 몇 장 짜리로 만들었을 때, 완성은 했다 싶었지만 이거밖에 안되다니, 하는 생각도 들고. 꾸역꾸역 마지막까지 뽑아낸 데이터를 집어 넣고 발표했을 때, 간만에 처음부터 끝까지 혼나거나 하지 않고 흥미를 이끌어냈을 때. 농담까지 한마디 해가며, 웃음으로 발표를 마무리했을 때, 드디어 오랜만에, 삶의 어느 한 조각은 조금 나아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구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잘하는 것과는 별개인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둘 다 잘 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았고, 그들을 보.. 2021. 10. 22.
20211015 노력이 있으면 후회가 없을 거야 요즘 나의 마음가짐의 키워드를 고르면 노력과 후회다. 학기가 시작하면서 정말 무섭도록 바빠졌고, 감당하기 힘든 듯 했다. 주변에서 벌어지는 드라마틱한 일들을 보며, 더욱 위기감을 느꼈던 탓도 있다. 정말 포기할까, 수도 없이 생각했을 정도다.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이라, 체면에 대한 고민도 굉장히 많이 했고, 이렇게 돌아가면 어떤 삶을 살아야할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수도 없이 했다. 그런 끝없을 것만 같던 고민 끝에 다다른 결론은, 노력이라는 단순한 한마디로 정리되었다. 이 전형적이고 작위적인 느낌까지 드는 '노력'. 사실 위기와 고난 속에서 클래시컬한 아이디어들이 기를 발한다. 배수의 진을 치고, 노력하는 것은 무언가를 성취하는 데에 있어서도 필요하지만 사실 성취하지 못했을 때에 나를 보호하는 큰 기능을 .. 2021. 10. 16.
20211004 인류애 상실의 순간은 슈뢰딩거의 고양이 이럴 때 만큼은 멍청한 내 스스로가 한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사실 오늘 저녁 때까지만 해도...나는 카톡에서 나를 차단한 사람을 확인하는 법을 몰랐다. 성인이 되고 나선 인간관계에 있어 큰 굴곡을 따로 만들지는 않아서였는지, 남이 나를 차단했는지 하지 않았는지 확인할 이유가 없었다. 작년 초부터 연락을 해오던 후배가 하나 있었다. 유학을 떠나기 전 여러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느라 학교 앞을 뻔질나게 다니던 여름에 그 아이를 학교 정문 앞에서 만나게 되었다. 학부 때 교양수업에서 조별 과제로 만나게 되었고 그 이후로 가끔 리서치 참여를 해달라는 톡을 보내던 아이. 그 애는 석사를 마침 시작했다고 했고, 자신도 석사를 마치고 나면 유학 준비를 하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 그리고 석사를 마치고 유학준비를 시작할 .. 2021. 10. 5.
20211004 우울한 글쓰기의 고착화 탈피 어렸을 때부터 나는 글쓰기를 좋아했다. 일기를 쓰는 것보다 시 한편을 뚝딱 써내는 것을 더 좋아했고, 종종 일기를 쓰기 싫을 때 시를 써서 하루를 때우고 때때로 선생님의 칭찬까지 곁들여 글쓰기를 즐겼다. 당시에 MBTI를 했다면 S일리가 없었을 것이다. 글을 쓰는 것은 재미있었고 글쓰기 대회에 나가 곧잘 상을 타오고, 나는 그걸 내가 제일 잘하는 줄 알았다. 저널리스트가 되고 싶다던 꿈을 지나 지금은 화학에 재미를 붙였다고 10년을 화학 전공을 하고 있다. 나는 이 분야의 천재이거나 전공에 미쳐버린 인재 따위는 아니어서 노는게 좋은 평범한 인물이고, 그런 범재로써 박사 과정이 얼마가 괴로운지 매일매일을 체감하며 살아간다. 이 우울함을 어떻게든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에 다시금 글쓰기를 시작했다. 그저 긴 버전.. 2021. 10. 5.
20210919 사소한 불편함을 고쳐내기 가끔, 일상에 불편함이 자리할 때가 있다. 지금 사는 집의 불편함의 예를 들어보자면, 평범한 미국 아파트먼트 답게 여전히 열쇠 문이고, 우편함 키가 따로 존재하며 카페트 청소가 소소하게 불편하다. 몇몇 불편함은 쉬이 고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열쇠를 바꾸는 것은 아파트먼트 규칙이 바뀌지 않는 한 내 선에서는 할 수가 없는 교정이다. 그러니 어쩌랴, 불편해도 견딜 수 밖에. 그렇지만, 견디지 않아도 되는 사소한 불편함마저도 귀찮다는 이유로 고치지 않을 때가 있다. 뭐...문을 열 때마다 요가 매트가 접히는데 요가 매트의 위치를 바꾸지 않는다거나, 변기커버가 흔들흔들 하는데 어떻게 고쳐야할지/바꿔야할지 몰라서 그냥 불편한 대로 계속 쓰거나...문제는 이런 불편함을 견디면서 사소한 스트레스가 쌓이며 어느날엔,.. 2021. 9.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