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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1 돌아가다, 떠나가다 혹은 돌아오다, 떠나오다 여행을 좋아하는 나는 자주 집을 떠나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버스를 참 좋아해서, 서울 시내 구석구석도 혼자 돌아다니는 게 취미이다보니, 매일 아침 학교만 가도 버스의 설렘을 느끼던 나다. 현관문을 나서면 그날의 여행이 시작되고, 다시 현관에서 신발을 벗을 때면 그날의 여행도 끝이 나는 듯 했다. 그런 삶에서, 유학은 새로운 차원의 경험이었다. 내가 진짜 'Home'이라고 여기는 곳을 떠나, 언제 돌아올지 기약없는 삶을 사는 것. 여행마저 강박적으로 세세한 일정을 짜는 나에게 유학은 새로운 방식의 고통이었다. 그래서 처음 1년이 더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코로나 시대까지 겹치며 단순히 집을 떠나 학교를 출근하는 일상조차 발이 묶이자, 더욱 이 고통은 심각해졌다. 아마 그래서, 이 고통을 어떻게든 벗어나거나.. 2021. 1. 13.
20201129 집으로 가는 길 1만 km가 넘는 길을 날아, 집으로 향하고 있다. 드디어 설레는 귀국길에서, 이 글을 쓴다. Home, Sweet Home. 2주간의 자가격리 기간을 거쳐야 하지만 가족들과 함께하는 고단한 올해에 대한 보상이 이토록 설렐 수가 없다. 1년 반 만에 처음으로 휴가를 썼다. 교수에게 물어보기 전까지 너무나 긴장을 했다. 한국에서 2주, 돌아와서는 미국에서 2주 자가격리 기간을 쓰게 되면 휴가를 길게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나 스스로도 휴가 허락을 못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위안이 너무도 필요했다. Pre-lim까지 한국에 가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벌어지면서 도저히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다행히도 교수가 허락을 해주었고, 11월 한달은 한국에 돌아간.. 2020. 12. 8.
[Ph.D abroad-06] 학교별 항목/서류 리스트 만들기 지원할 학교들 홈페이지를 돌아다닐 때는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한다. 이 학교가 나를 뽑아줄지, 걷어찰지 모르는 상황에서 수십 달러의 원서비와 수많은 서류 준비를 하다 보면, 매우 지치는 와중에 시간이 무섭도록 빠르게 흘러간다. 빠르게 흘러가는 지원 기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선 역시, 정리가 필요하다. 연구 분야가 맞고 적당한 교수님들이 계시며 내가 노리기 적당한 학교들이 하나, 둘 뽑힐 때, 엑셀 작업을 시작하길 권한다. 학교별로 필요한 서류와 항목을 빠짐없이 준비할 수 있도록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다. 나의 경우, 다음과 같은 항목이 있는 테이블을 만들었다. 1. 학교 이름 : 말해 뭐하나, 당연히 필요하다. 2. 지원학과 : 전공을 약간 다르게 지원할 경우, 기록해놓는 것을 추천한다. 나의 경우 Che.. 2020. 11. 21.
20201111 모든 것이 꿈같이 느껴지는 순간들 가끔 그런 경험이 있지 않나? 무언가에 골똘히 집중하다가, 어느 순간 주변과 현실을 자각하며 집중력이 약간 흐트러지는 와중에 모든 것이 꿈만 같이 느껴지는 기분. 요즘 그래도 한두 개 집중할 만한 좋은 일들이 있어, 그에 집중하다보면 가끔 경험하는 일이다. 특히, 영어를 한창 쓰다가 순간, 한국어로 사고하게 되면 그 돌아오는 순간이 꿈처럼 느껴지곤 한다. 정말 어렸을 때는 그렇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한두 번 영어성적을 좋지 않게 받은 이후에는 '나는 영어를 못해'라고 학습해버린 탓인지, 영어가 너무나 두려웠다. 꿈이 정해진 이후에는 영어는 필수불가결한 공부 요소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겨우겨우 그 때의 고비만 넘기고 나서는 한참 미뤄두었다. 특히 대학 입학을 하고, 맘먹으면 충분히 더 공부할 여유와.. 2020. 11. 12.
[Ph.D abroad-05] 추천인 정하기 (+추천서 초안 팁까지) 요즘 동문 카페에 자주 드나들며, 유학을 준비하는 후배님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이러저런 답변이나 간단한 글을 써드리고 있다. 최근 개인적으로 연락하며 도와주는 후배 뿐만 아니라 카페에도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조금 있길래 일단 내가 아는 것들만이라도 도움을 주려고 최근에 글을 쓴 내용을 재편집+추가해서 올려보고자 한다. 카페에 올린 글은 추천서 초안에 관련한 것이었지만, 추천인을 정하는 항목부터 커버해서 써보려고 한다. 일단, 추천인을 고르는 것은 정말 엄청나게 중요하다. 특히나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유학 준비생은 국내에서 학사 또는 석사까지 마치고 박사 유학을 위해 준비하시는 분들일 텐데, 우리는 흔히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 한국 교수들이 쓴 추천서는 어차피 효력도 없다며? 별로 믿지도 않는다는데, .. 2020. 11. 8.
20200903 유난히 집이 그리운 나날들 한국에 있을 때보다 한국 방송들을 더 열심히 챙겨보는 요즘이다. 주로 집에서 생활하면서, 외국 생활의 이점은 아쉽게 챙기지 못하고 있지만, 공허한 방을 채우는 예능의 소음은 생각보다 마음에 안정을 준다. 최근에 보기 시작한 '신박한 정리'는 힐링 예능으로 힘든 삶을 살아가는 이에게 정돈을 선물하며, 이 과정은 그 사람에게 생각보다도 더 큰 선물이 되어 돌아온다. 꽤나 마음에 들어 열심히 보고 있었는데, 최근 에피소드에서 나온 연예인의 집을 보다가, 유난히 다시 집이 그리워지게 되었다. 집 근처에 그 연예인이 운영하는 카페가 생겨서 가끔 마주치기도 했고, 카페에서 커피도 마셔봤던 나는 왜인지 모를 내적 친분을 느껴 반가운 마음으로 그 에피소드를 보았다. 그런데 웬걸, 그 연예인의 집이 서울 본가와 너무나도.. 2020. 9.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