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일상에 불편함이 자리할 때가 있다. 지금 사는 집의 불편함의 예를 들어보자면, 평범한 미국 아파트먼트 답게 여전히 열쇠 문이고, 우편함 키가 따로 존재하며 카페트 청소가 소소하게 불편하다. 몇몇 불편함은 쉬이 고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열쇠를 바꾸는 것은 아파트먼트 규칙이 바뀌지 않는 한 내 선에서는 할 수가 없는 교정이다. 그러니 어쩌랴, 불편해도 견딜 수 밖에.
그렇지만, 견디지 않아도 되는 사소한 불편함마저도 귀찮다는 이유로 고치지 않을 때가 있다. 뭐...문을 열 때마다 요가 매트가 접히는데 요가 매트의 위치를 바꾸지 않는다거나, 변기커버가 흔들흔들 하는데 어떻게 고쳐야할지/바꿔야할지 몰라서 그냥 불편한 대로 계속 쓰거나...문제는 이런 불편함을 견디면서 사소한 스트레스가 쌓이며 어느날엔, 더이상 일상조차 견디지 못하게 만들 수도 있다.
일상의 스트레스는 아무 때나 온다. 그리고 주요한 이유가 보통은 주요한 일에 존재한다. 이런 스트레스는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필수불가결의 스트레스로, 이 것들이 견뎌내야하는 스트레스고 이겨내야하는 것들이다. 그렇지만, 일상의 사소한 스트레스까지 우리가 모두 안고 갈 필요는 없다.
사실 오늘 이 글을 시작하게 된 이유가, 화장실의 변기 커버 때문이었다. 어느날부터 흔들거리는 커버 때문에 불편은 한데, 어찌 고쳐야할지 몰라 그냥 냅두고 산지 몇개월째였다. 오늘 가볍게 청소를 하다가, 커버를 분해라도 해야 교체라도 시도해볼 수 있지 않나 싶어 이리저리 만져보니 웬걸, 별거 아닌 이유였다. (숨겨진 나사를 조여주기만 하면 되는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나는 나사가 망가진 줄로만 알아서 교체해야하는 줄 알았다.) 결국 귀찮음에 시도조차 안해봄으로써 나는 지난 몇개월의 아침을 이 사소한 스트레스로 시작했던 것이다.
견디지 않아도 되는 스트레스는 즉시 이유를 해결한다. 이런 사소한 불편함을 일상에서 몰아내면, 조금 더 평온을 쉽게 찾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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