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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Diary/Daily Life

20211015 노력이 있으면 후회가 없을 거야

by Eunbyeol_Eby 2021. 10. 16.

 요즘 나의 마음가짐의 키워드를 고르면 노력과 후회다. 학기가 시작하면서 정말 무섭도록 바빠졌고, 감당하기 힘든 듯 했다. 주변에서 벌어지는 드라마틱한 일들을 보며, 더욱 위기감을 느꼈던 탓도 있다. 정말 포기할까, 수도 없이 생각했을 정도다.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이라, 체면에 대한 고민도 굉장히 많이 했고, 이렇게 돌아가면 어떤 삶을 살아야할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수도 없이 했다. 그런 끝없을 것만 같던 고민 끝에 다다른 결론은, 노력이라는 단순한 한마디로 정리되었다.

 이 전형적이고 작위적인 느낌까지 드는 '노력'. 사실 위기와 고난 속에서 클래시컬한 아이디어들이 기를 발한다. 배수의 진을 치고, 노력하는 것은 무언가를 성취하는 데에 있어서도 필요하지만 사실 성취하지 못했을 때에 나를 보호하는 큰 기능을 한다. 정말 죽을 힘을 다해 노력했는데, 되지 않았을 때. 그 때 나 자신에게 느낄 실망감으로부터 나를 보호할 기능.

 삶에서 이런 일은 사실 몇 차례 오지 않는다. 지금까지, 두어 번 정도 이런 후회하지 않을 노력을 필요로 했던 시기가 있었다. 수능이 바로 그 첫 시기였는데, 당시의 나는 그렇게 노력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많은 시간을 후회 속에서 살아야했다. 그 깨달음 이후 열심히 한 또 다른 시기는 바로 유학 준비 시기. 유학 준비 당시 가장 힘들었던 일 중의 하나가 GRE 준비였다. 열심히 한 것 같았는데 점수는 제자리 걸음이었고 1년에 5차례 응시 제한이 슬슬 걱정되기 시작했을 때, 이때 노력을 실행으로 처음, 정확히 옮겼다. 매일 집앞 스터디 카페로 공부를 하러 다녔고, 규칙적인 공부 시간 관리와 함께 유학 준비도 진행했다. 시험을 보러 가는 날 발걸음에 자신감이 이미 붙어있었고 그 날 목표 점수를 넘기고 GRE에서 더이상 고생할 필요가 없었다. 노력 덕분에 나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이미 가득했기에 도달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아직도 기억난다. 지원할 학교리스트가 온전하지 않았던 시기인데, 시험 응시하러 가던 버스 안에서 대략적인 학교 리스트를 뽑아 지원용 코드 번호를 쪽지에 기록했다. 시험을 마치고 점수를 확인한 뒤, 벅찬 감동을 훌쩍이는 코에 숨기고선 감독관의 양해를 구해 쪽지에 기록한 코드번호를 하나하나 기록하며 수십불의 성적표 발송을 아꼈던 그날. 약간의 보상이었다.

 지금이 몇 안되는 그 노력을 해야하는 시기다. 인생을 매일매일 모든 순간 치열하게 살 필요가 있겠느냐만은 지금은 인생에서 그러지 않았을 때 후회할 그 시기이다. 이런 고민은 한번 절망을 겪어보았기 때문에 생긴다. 수능 시험장에서, 조금만 더 공부했더라면 알았을 것들이 뻔하다는 것을 깨달으며, 노력하지 않았을 때 겪은 그 절망이 얼마나 나 스스로를 혐오할 수 있게 되는지를 이미 알기 때문에, 노력을 쏟아낸다.

 가장 일찍 출근하려 노력하고, 가장 늦게 퇴근하려 노력한다. 단순히 자리만 차지하려고 하지 않고, 매일 최소 한가지 이상의 큰 단계를 밟아낸다. 가장 기본을, 하나하나 밟아가는 것이다. 그러면 될 뿐. 그러면, 포기해야만 하는 순간이 와도 나에게 부끄럽지 않을 것이고, 계속 이어나갈 수 있게 된다면 그것만으로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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