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이 역설과 궤변을 이겨내는 순간
나는 부정한다 (Denial,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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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5 CGV 신촌아트레온 2D
(이 글이 작성된 시점은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입니다.)
대선을 앞두고 (이미 사전투표는 시작되었지만) 수많은 진실과 의혹, 궤변이 공방하는 이 때, 이 영화는 굉장히 시의적절하게 개봉한 영화임이 분명하다. 역사가 마주하기 가장 힘든 참담한 진실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호도하려던 자들과의 법정 공방은, 역사학자이자 유대인인 주인공, 피고 데브라 립슈타트가 견디기 힘들게 만든다.
영국에서는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경우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아서, 원고의 명예 훼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피고가 주장하여야 한다. 자신을 거짓말쟁이이자 인종차별주의자라 주장한 데브라에게 고소장을 던진 데이빗 어빙은 그 모든 궤변과 엉터리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한 거짓 사실을 남용한다. 자극적인 보도들 사이에서 이 거짓들은 진실인 것처럼 포장되어 대중의 머릿속을 헤집는다.
어빙은 역사학자인 자신을 데브라가 모독했다고 주장한다. 창들이 하얗지 않다고 해서 그 집이 하얗지 않다고 속단할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가스실의 가스 구멍이 없다고 해서 가스실이 가스실이 아니게 될 수도 없다. 한가지 모호함이 사건의 진실을 가릴 수 없다고 하지만, 언론의 프레임과 'No Holes, No Holocaust' 라는 강력한 슬로건은 데브라마저 두려움에 휩싸이게 만든다.
표현의 자유는 현대 사회의 민주주의가 바로 서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각자의 주장은 상반될 수도 있고, 비껴 나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주장이 거짓을 바탕으로 한다면, 그 부분은 오히려 표현의 자유에 발목을 잡는 일이 되고 만다. 영화는 데브라 립슈타트의 입을 빌려, 표현의 자유에는 진실의 책임이 뒤따른다는 사실을 다시금 강조한다.
대선이 가까워져 오면서 후보들의 네거티브가 열을 띄고 진행되고 있다. 진실인 것도, 거짓인 것도 있지만 영화에서와 마찬가지로 자극적인 언론 보도와 프레임 속에서 우리는 호도되고 있다. 데이빗 어빙 같은 자들이 우리의 생각을 어지럽히는 것이다. 언론이 진실을 조명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우리가 진실을 꿰뚫는 눈을 기르기 위해서는 ,알아야만 한다. 공부해야만 한다. 영화의 변호인들이 치열하게 공부하고, 고민한 것처럼 우리도 알아야만 한다. 그 것이 나의 자유를, 나의 정신을 지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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