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위한 영화였을까
조선 마술사 (The Magician, 2015)

My Rate : ☆**** (0.5 / 5.0)
Comment Link Letterboxd Review
Personal Log
2016.01.01 MEGABOX 서현
나는 대체 무엇을 바라고 이 영화를 보았을까? 새해 아침, 온 가족이 모여 앉게 되었으니 개중에 가장 토속적으로 보이는 영화를 고르기라도 한 것일까? 가끔 이렇게 말도 안되고 엉망인 내용의 영화를 선택해버릴 때면, 정말 어찌해야할 바를 모를 때가 있다. 이 영화를 본 소감이 바로 그랬다.
이 영화의 문제점은 정말 수없이 많지만 개인적으로 정말 핵심 중의 핵심을 두 가지 골라내볼 수 있다. 먼저, 영화의 시간적 배경과 영화가 묘사하는 극중 인물들의 행동과 능력은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 이 영화는 판타지가 아니다. 주인공은 '마술사'이지, '마법사'가 아니다. 영화를 만든 이조차 이를 헷갈려 하는 것 같다. 주인공에게 심각한 사건이 일어나고 이를 풀어낼 때마다 마술은 중요한 능력으로 등장하지만 이는 마법에 가까울 때가 많다. 허술한 묘사가 심각한 구멍을 만든 것이다.
두번째로, 이 영화에 개연성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영화를 만들 당시엔 어땠는지 몰라도, 영화를 편집하는 과정에서 무수히 잘라내버린 너무나 큰 줄기들이 예측이 될 정도다. 몇몇 웃음을 유발하는 신을 없애고 남겨야 했을, 혹은 찍어야 했을 그 수많은 개연성들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주인공이 활동하는 공연장의 이름을 '물랑루'라 짓고, 주인공에게 신비감을 덧입히기 위해 '파란 눈'을 주었다. 하지만 마력을 준 건 아니지 않나. 절벽과 절벽을 잇는 그 길이의 튼튼한 밧줄은 누가 만들고 누가 걸었나? 쫓기는 와중에 그 줄을 걸 시간은 있었나? 마술의 등장으로 영화는 묘사가 더 과학적이고 디테일해져야만 했지만 아무도 이 지점을 지적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두 주인공의 러브라인 또한 미약하고 어설프다. 영화를 본지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해가지 않는 장면들이 많았던게 기억에 남을 정도면, 말 다했다. 러브라인 뿐만일까. 주인공 개개인의 서사도 정말 미약하다. 그정도의 능력이 있었는데, 고작 이러한 일에 이 힘을 쏟느냐 되묻고 싶은 복수심이라든지 등등...이야기 전반을 떠받치는 것이 하나도 없다.
이 영화에 출연한 두 주연배우는 항상 작품 선택이 아쉽다고 거론되는 배우들이다. 예쁘고 잘생긴 아역 배우 출신의 이 두 배우가 어떤 연유에서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더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었으면 한다.
'Film Review > 21C Film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나리 (Minari, 2020) (0) | 2021.03.11 |
---|---|
셜록 : 유령신부 (Sherlock: The Abominable Bride, 2016) (0) | 2018.10.03 |
밤쉘 (Bombshell: The Hedy Lamarr Story, 2017) (0) | 2018.08.04 |
나는 부정한다 (Denial, 2016) (0) | 2018.07.13 |
패신저스(Passengers, 2016) (0) | 2018.01.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