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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That Review/Ph.D abroad

[Ph.D abroad-02] 영어 성적 만들기 (TOEFL 편)

by Eunbyeol_Eby 2020. 4. 28.

어떤 사람들에겐 장애물조차 되지 않을 테지만....영어는 참 오래도록 내 발목을 잡아댄 지긋지긋한 걱정거리 중 하나였다. 나홀로 미국여행을 한달 이상 했을 정도로 영어를 쓰는 것 자체에는 거리낌이 없었지만, 시험장 앞에만 가면 얼어버리는 특징이 있었다. 수능 영어부터 시작해서 어찌해도 나아지지 않는 나 스스로를 보면서, 영어 시험과 나 사이의 간격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순간 그 간격은 점점 커졌다. 더 무서워지고, 두려워진 것이다.

유학을 준비했고, 유학을 하고 있다는 사람에게서 나오기 쉬운 말은 아니다. 나는 아직도 영어가 무섭고, 두렵다. 특히, 시험에 관한 영어는 여전히 서툴고, 모른다. 그렇지만 일단 기준점을 넘기 위한 성적 만들기는 그게 무서운 것과는 약간 거리가 있기 때문에, 간단히 정리해보고자 한다. 일단 이 글에서는 TOEFL에 대해 다뤄보겠다.

2년짜리 토플 시험을 언제부터 어떻게 칠 것이냐 결정하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다. 일단 내가 본 시점을 밝히자면,

2019년 가을학기 유학 지원을 위해서 2017년 여름부터 공부를 시작했으며 2017년 겨울에 응시한 토플 성적으로 유학지원을 마무리했다. 중간에 한번 정도 혹시나 하여 점수를 더 올릴 수 있을까 2018년에 1회 응시 했으며 그 때는 토플 이외의 다른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성적이 좋지는 않아, 최종적으로 2017년 겨울 성적을 2018년 9월 원서 작성 시에 모두 사용하였다.

2017년 6월은 석사 논문 심사를 마치고, 교수님과 연구원 생활을 조율하던 시기다. 논문을 쓰고 싶었던 나는 교수님과 석사후 연구원을 더 하고 싶다고 요청드렸고, 교수님께서 감사하게도 더 있겠다는 나를 받아주셨다. 심지어, 월급과 함께. 최저라도 어떠랴, 일단 제대로 된 돈을 벌어본 경험도 없어서 항상 부모님께 미안했던 나에게 어찌되었든 큰 기회였다.

학위보다는 다른 무게로 일을 하게 되면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클리어해야하는 여러 단계를 한번에 지나갈 필요성이 있었다. GRE 공부는 바로 못하더라도, 토플은 할만해보였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TOEFL 을 먼저 시작한 이유는 접근성이 가장 크다. 실험실에서 모든 근무를 마치고 나서야 공부를 할 시간이 생기는데, 정보에 접근이 쉬워 찾아볼 시간이 그다지 소비되지 않는 것은 TOEFL이 유학 준비 과정 중 유일했다. 학교 앞 학원가만 해도 TOEFL을 가르치는 학원이 있었고, 어느 서점엘 가도 TOEFL 공부 책은 다 있지 않은가. 시간이 없으나 무언가를 해야할 때, 아주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딱 2달 학원을 다녔다. 주중은 9:30 to 8 으로 근무해서 도저히 시간이 나지 않았고, 주말에 몰아서 수업을 듣고 주중에는 학원 과제를 소화하는 식으로 다니면 되겠다 싶었다. 실제로 그 방법은 유효했다. 학원을 가는 건 힘들었지만 독서실에서 쉬엄쉬엄 과제와 할일을 마무리하는 건 뭔가 익숙한 일이었기 떄문에, 주중에는 8-9시 퇴근 후 1-3시까지 독서실에 있으며 이것저것 공부를 했다. 단순히 토플 공부만이었다면 더 일찍 갔을 테지만, 당시 2017년 여름부터 겨울까지, 2018년 입학을 목표로 원서를 써보겠다는 목표가 있었어서 GRE도 한번 응시를 해보기 위해 같이 준비를 하던 상태였기 때문에 더 오랜 시간을 보낸 것을 밝혀둔다.

학원에서 2달간 TOEFL 수업을 수강하며 얻은 가장 큰 결과는 Listening에 대한 안정적인 점수 확보였다. R/L/W/S 이렇게 네 분야에서 한국인, 특히 유학까지 준비하는 한국인에게 R/L은 그다지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이 크지만...글쎄. 그것도 안정적으로 점수가 항상 27-30을 찍어대는 사람들의 경우에나 그렇다. 컨디션에 따라, 난이도에 따라, 자신감이 크게 영향을 받으면서 성적이 들쭉날쭉했던 나에게 오히려 Listening을 통한 기초 다지기가 꽤나 유효했던 점을 밝힌다. 당시 Listening 선생님은 한 주 동안 듣기 파일을 나눠주시고 Shadowing을 하거나 Dictation을 매일 하라는 과제를 내주셨다. Shadowing은 조금 어색하고 쑥스럽기도 했고 해서 Dictation으로만 거의 과제를 해서 제출했는데, 수강이 끝나갈 때쯤 선생님이 그러시더라. Dictation 시간이 오래 걸려서 사람들이 중도에 포기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나도 1-2시간쯤 걸렸다 10분도 안되는 듣기 파일에.) 처음부터 끝까지 하루도 안빼놓고 이 과제를 해내신 분이 거의 처음이라고.

사실 그 때 그 돌려말해주신 칭찬이 그렇게 감사할 수가 없었다. 자존감은 바닥을 치고 있었고, 준비과정을 보아하니 2018년 지원은 물건너 간거 같고, 2019년까지 다음 1년을 어떻게 준비해야하나 싶어서 답답해 미치겠는 나에게 적어도 너, 이거 한가지는 정말 잘하고 있어! 라는 칭찬이 어떤 힘을 가지겠는가. 정말 너무나 감사했다.

Listening 점수가 안정적으로 27-8을 찍으면서, Reading은 자연스럽게 같이 약간 올라갔다. Reading은 영어 노출 시간이 길어질 수록 조금씩 올라가는 경향이 있었고, 그래도 나도 한국인이다보니 어찌어찌 해결되는 부분이 있었다. 학원 수업은 그리 도움되지 않았다.

Speaking은...글쎄. 학원에서 수업을 들을 때의 장단점이 명확하다. 템플릿에 맞춰서 문장을 짜게 되고, 그 템플릿이 나에게 어울리지 않을 수록 넘기기가 힘들어진다. 마지막까지 아쉬웠고 지금 하면 확실히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이 드는게 Speaking이다. 

Writing은 전체 글을 여러번 써보게 하는 경험이 굉장히 귀중했다. 1달 수강시 2-3회 정도 첨삭을 받는 기회를 주셨는데, 반드시 이 경험을 다 쓰시길 추천한다. Lecture를 듣고 요약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우니 패스하고, 자기 생각을 써야하는 Essay 항목을 여러번 첨삭 받다보면 영어식 글쓰기가 무엇인지 조금은 깨닫게 된다. 소위, 한국말은 뒤가 중요하고 영어는 앞이 중요하다고들 한다. 이 말은 정말 완벽히 들어맞는다. 여전히 한국어처럼 영어를 쓰는 경향이 큰 나는, 주장이 무엇인지 헷갈리게 쓰는 문장 배치 때문에 종종 지적을 받는다. 여러번 글을 쓰면서, 확실히 점점 나아지는 경향이 컸다.

2017년 겨울 점수는 목표 점수에는 약간 미치지 못했지만 스크리닝될 정도의 점수는 아니었다. 일하면서 얻어낸 점수였기에 그정도로 만족하고 TOEFL 점수는 더이상 크게 손대지 않았다. (2018년 딱 한번 추가 응시를 했고, 돈만 날렸다고 보면 된다...)

TOEFL 점수 목표 설정은 100점 이상으로 하시길 추천한다. 100점에 약간 미치지 못하는 점수로 토플을 더이상 응시하지 않았던 나에게, 이점은 미국에 들어오고 나서도 계속 후회되는 부분이다. 100점은 학교에 입학한 후에도 여러가지로 international student에게 이로운 점수이다. 실제로 100점이 넘지 않아 학교에서 추가적으로 영어시험이나 영어 코스를 이수해야 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솔직히 시간낭비 수업이 많다. 학교마다, 학과마다 당연히 다르지만 100점은 꼭! 목표 달성하고 들어오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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